시간이 멈춘 듯한 1970년대 그대로의 레트로 감성! 지붕 아래 숨겨진 전농로터리시장
오늘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전농로터리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도심 속에서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고요함은 활기 넘치는 시장에 대한 기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전농로터리시장은 1974년에 개장하여 어느덧 4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농동 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함께 해온 깊은 역사를 지닌 전통 시장입니다. 1990년대에 한차례 재건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단층 건물 형태로 약 100여 개의 점포가 오밀조밀 모여 있는 종합 상가형 시장입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시장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시장의 입구에는 '전농로터리시장'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낡았지만 굳건한 아치형 간판이 마치 과거로의 문처럼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아치 아래로 들어서자, 시원하게 뻗은 지붕이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 지붕 아래로 정육점, 생선 가게, 채소 가게 등 신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부터 옷가게, 잡화점, 그리고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떡집이나 반찬가게까지 약 100여 개의 상점들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은 뜸했고, 전체적으로 매우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오래된 상점 간판들은 저마다의 역사를 품고 있었지만, 활기찬 대화 소리나 북적임보다는 고요함이 시장을 감싸고 있어 묘한 쓸쓸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시장 중간에 걸린 큼지막한 디지털시계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이 공간의 재미있는 대비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골목길은 더욱 깊은 1970년대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낡은 듯하면서도 굳건한 건물들, 머리 위를 복잡하게 가로지르는 전선들,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은 식당 간판들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할 법한 친근한 가게들의 간판 하나하나가 지나온 시간을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바쁜 도심 속에서 이러한 풍경은 잠시 잊고 있던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전농로터리시장 주변의 또 다른 골목길. '은도장', '여관' 등 다양한 예스러운 간판들이 보이며, 거리가 한산한 모습입니다.
전농로터리시장은 40여 년간 쌓아온 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소중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최근 상권의 변화 때문인지, 한산한 시장의 풍경은 조금은 쓸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1970년대 그대로의 레트로 감성을 오롯이 간직한 채, 지붕 아래에서 펼쳐지는 정겨운 동네 이야기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